'MZ'라는 말 한마디로 세대가 다 설명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2025~2026년 데이터를 나란히 놓고 보면, 같은 20~30대 안에서도 소비 방식과 정치 참여 양상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하다. '가치소비'를 말하는 층과 '짠테크'로 움직이는 층, '정치에 관심 있다'는 층과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층이 같은 세대 안에 함께 있다.

  • Z세대의 66.9%는 ESG 실천 기업 제품을 더 비싸도 사겠다고 답했지만, 같은 조사에서 가장 많이 꼽힌 소비 키워드는 '윤리'가 아니라 짠테크(32.9%)였다.
  • 39세 이하의 2025년 1분기 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8.0% 늘었는데 소비성향은 6.3%p 떨어졌다 — 쓸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쓰는 항목이 재배치됐다는 신호다.
  • 정치 관심률은 20대 54.3%, 30대 57.5%로 10년 전보다 크게 올랐지만, 특정 정당에 가깝다고 느끼는 비율은 27.2%에 그쳤다.

이번 주 짚어본 지표들이 가리키는 흐름은 하나다. MZ를 하나로 묶는 순간 가장 먼저 지워지는 건 세대 '간' 차이가 아니라 세대 '내' 차이라는 것.

언제부터 'MZ 한 덩어리' 서사가 흔들리기 시작했나?

변화의 기점은 특정 사건이 아니라 데이터가 쌓이며 드러난 균열이다. 2025년 상반기부터 나온 소비·정치 조사들은 20대와 30대를 하나의 성향 집단으로 묶기 어렵다는 결과를 잇달아 내놓았다. KCCI(2025년 8월 조사)에서는 같은 Z세대 응답자 집단 안에서 '가치소비를 말하는 응답'과 '실제 소비 키워드'가 어긋났고, 2026년 1월 한국일보 인용 조사에서는 20·30대의 정치 관심과 정당 소속감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두 지표 모두 같은 결론을 가리킨다 — 세대를 나이로 묶는 방식 자체가 설명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가치소비 세대'라는 말과 실제 지갑은 왜 다르게 움직이나?

말과 돈이 따로 논다는 게 이 구간의 요점이다. KCCI 조사에서 응답자의 63.7%가 비윤리 기업을 불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지만, 같은 응답자 집단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소비 방식은 짠테크(32.9%), 업사이클링(32.0%), 비건·대체단백(25.1%) 순이었다. 여기에 2025년 하반기 Z세대의 결제 빈도 상위 브랜드가 GS25·CU·카카오T·쿠팡·배달의민족처럼 생활밀착형·즉시성 소비에 몰린 점을 더하면, '가치소비 세대'라는 표현은 세대 전체의 요약이라기보다 세대 안 특정 층의 목소리에 가깝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소득이 늘었는데 소비성향은 왜 떨어졌나?

지출 항목이 재편됐기 때문이다. 2025년 1분기 39세 이하의 평균 월소득은 548만 원으로 전년 대비 8.0% 늘었는데, 평균 소비성향은 65.2%로 6.3%p 낮아졌다. 그 사이 엔터테인먼트·문화 지출만 13.8% 늘고, 교통(-20.3%)·의류(-11.5%)·식료품(-3.3%) 지출은 줄었다. 소득이 늘어난 만큼 쓰지 않은 게 아니라, 같은 세대 안에서 우선순위가 갈렸다고 읽는 편이 더 정확하다. 여기에 Deloitte Korea가 2025년 4월 집계한 한국의 사치성 소비 지출액이 17개국 중 5위, 평균 55달러였다는 점을 더하면 '젊은 층은 소비 여력이 없다'는 통념도 그대로 통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치 관심은 늘었는데 정당은 왜 외면당하나?

관심과 소속감이 분리됐기 때문이다. 2026년 1월 조사에서 정치에 관심 있다는 응답은 64%로 10년 전 33.7%의 거의 두 배가 됐고, 20대(54.3%)·30대(57.5%)도 절반을 넘겼다. 그런데 특정 정당에 가깝다고 느끼는 비율은 27.2%로 10년 전(37.1%)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20·30대 안에서도 성별·지역에 따라 후보 선호가 갈리는 사례가 2026년 서울 지역 선거 보도에서 확인됐다. '무관심'이 아니라 '조직정치 이탈'과 '이슈 중심 참여'로 설명하는 편이 지표에 더 가까운 요즘 흐름이다.

이 격차, 누구의 서사를 지우고 누구의 목소리를 키웠나?

세대를 하나로 묶는 서사에서 가장 크게 목소리를 얻은 쪽은 '가치소비·정치 참여형' 담론이었고, 상대적으로 가려진 쪽은 짠테크·생활밀착형 소비와 정당 이탈형 참여를 보이는 다수다. 설문·미디어에서 부각되는 응답과 실제 결제·투표 데이터에서 드러나는 행태 사이의 간극은, 세대 담론이 특정 층의 목소리를 전체 대표성으로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세대 내부 격차가 소득·지역 같은 구조적 요인 때문인지, 일시적 소비·정치 트렌드인지는 아직 갈린다. 2025년 1분기 지표 하나로 격차의 방향을 단정하기는 이르고, 2026년 기준 이후 쌓일 소비·투표 데이터가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지가 다음 관찰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정리

  • Z세대의 가치소비 응답(66.9%)과 실제 소비 키워드 1위(짠테크 32.9%)는 같은 조사 안에서도 어긋난다.
  • 39세 이하 소득은 8.0% 늘었지만 소비성향은 6.3%p 하락, 지출은 문화(+13.8%) 쪽으로 재편됐다.
  • 20·30대 정치 관심은 절반을 넘겼지만 정당 소속감은 27.2%에 그쳐 '이슈 참여'로 갈리고 있다.
  • 세대를 나이로 묶는 서사는 세대 간 차이보다 세대 내 차이를 가릴 위험이 크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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